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그러한 불상 중 하나로 현전하는 우리나라의 일광삼존불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밝혀진 작품이다. 광배의 뒷면에는 “癸未十一月丁日寶華爲亡父趙貴人造.”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 내용을 통해 보화라는 이가 돌아가신 아버지 조씨를 위해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계미년(563년)이라는 조성 연대를 확인할 수 있기에 현전자료가 적은 6세기 기준작으로서 양식적 지표를 제시한다.

본존불은 양손을 각각 위아래로 뻗어 시무외·여원인을 맺었고, 얼굴은 약간의 팽창감이 느껴지는 장방형이다. 머리는 머리칼이 표현되지 않았고, 그 위에는 공처럼 둥근 육계를 얹었다. 양쪽의 어깨를 모두 감싼 통견의 법의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서서히 넓어져 옷자락 양끝이 좌우로 뻗었고, 가슴 밑의 옷자락은 V자 주름으로 흘러내렸다. 본존불을 중심으로 양 옆에 배치된 협시보살은 본존불의 3분의 2정도로 모두 머리에 보관을 쓰고 있다. X자형으로 교차된 천의 자락 사이로 큰 손이 표현되어 있으며, 연화대좌를 갖추고 있다.

본존불과 양 협시보살이 공유하고 있는 주형거신광배는 본존불에 고정된 형태이다. 본존불 등에는 광배를 꽂을 수 있는 촉이 있는데, 끼움쇠를 이용해 광배를 고정하고 있다. 광배는 중앙부(본존불이 위치하는 곳)에 머리부분의 두광(頭光), 몸체 부분의 신광(身光), 그리고 그 주위를 감싼 주연(周緣)으로 구획되어 있다. 본존의 머리 뒤편엔 보일 듯 말 듯한 연꽃이 피어 있고, 이를 중심으로 3겹의 원광이 배치되었다. 이를 중심으로 약간의 간격을 두고 원광을 크게 그렸으며, 그 중앙 상단에는 연꽃 봉오리 모양의 보주를 올리고 그 아래로 당초문을 길게 내렸다. 두광의 양편에는 몸의 모양을 따라 곡선으로 선을 내렸는데, 이 또한 두광을 배치한 것과 마찬가지로 몸 주변에 3겹의 신광을 배치하였다. 그 사이사이 하단부에서부터 피어난 연꽃줄기를 새긴 후, 도톰한 융기선으로 마무리한 뒤 여백에는 작은 원을 찍듯이 채워넣었다. 협시보살의 머리 위쪽부터 광배의 주연부에는 위로 꼬리를 뻗은 S자형의 화염문을 가득 새겼고, 여백은 수평선문으로 채웠다. 본존불이 딛고 서있는 대좌는 넓은 원판에 서서히 좁아드는 형태의 원통을 올리고, 그 위에 3겹의 연꽃을 덮은 3단 복판 연화문대좌이다. 연잎의 가장자리에는 광배와 마찬가지로 작은 원형의 어자문(魚子紋)이 장식되었다.

금동
17.7(h)cm | 563년

K Auction 에서 보기

불감의 형식은 난간을 돌린 기단 위에 불당의 모형을 만들어 얹은 것이다. 단순한 형태의 기단부 위 네 귀퉁이에 공포를 올린 배흘림기둥을 세우고, 기둥 사이에는 공간포 하나를 올려 다포식 구조를 짰다. 그 위에는 올린 기왓골이 도드라진 우진각 지붕 용마루 양쪽에는 양 끝을 꽉 물어버린 듯한 모양의 치미를 올렸으며, 네 귀마루에는 봉두형 장식을 배치했다. 또한 불전 내부의 삼존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양 측면과 앞면에는 크게 창을 냈다. 특히 우진각 지붕구조를 가진 건축물을 표현한 작품 중에서는 가장 이른 작품 중 하나로 꼽히며, 여기에 중국 북송 계열의 치미를 올린 점에서 당시 건축구조를 일면 엿볼 수 있다.

불전을 들어 올리면, 불전 안에 봉안되어 있는 삼존불이 드러난다. 이는 대좌에 앉은 본존불좌상을 중심으로 양쪽의 두 협시보살이 서 있는 형태로 서로 동일한 표현 수법을 보인다. 본존불은 중앙에 놓인 사각의 대좌위에 피어난 연꽃 위에 시무외인을 맺고 가부좌를 한 채 앉아 있다. 나발로 표현된 머리는 살짝 숙이고 있으며, 두 어깨를 감싼 두툼한 통견의 법의가 유난히 길게 표현된 허리를 타고 흘러 내렸는데, 옷주름은 다소 형식적이다. 한 손을 들어 시무외인을 취하고, 다른 손은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렸다. 뒷면에 촉을 이용해 연결한 광배는 타출로 무늬를 낸 두광과 신광을 갖추고 그 주변은 여백을 투각한 화염문으로 장식하였다. 양쪽 협시보살은 작은 연꽃 대좌를 딛고 서 있다. 보관을 쓴 머리 양쪽으로 내린 머리카락이 어깨를 덮고, 선각한 영락에 투박한 주름이 그려진 옷자락은 두툼하게 표현되었다. 이들 또한 본존불과 마찬가지로 타출로 장식하고 화염을 두른 광배를 촉을 이용해 갖추고 있다.

불상에서 허리가 길고 하체가 짧은 본존불의 모습이나, 옷주름의 형태, 보살의 보관이나 목걸이에서 북송, 요의 불상 양식의 영향이 일부 드러나고 있어 학계에서는 이를 북방 계통의 영향을 받은 11-12세기의 작품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이는 당시 불상의 양식 뿐 아니라 불상에서 추정되는 연대에 해당하는 건축물의 모습을 제시할 수 있는 자료로서 형언할 수 없는 가치를 갖는다.

금동
18(h)cm | 11-12세기

K Auction 에서 보기